『끝내지 않은 마침표』(박영만 지음, 평단문화사) 중에서

어느 날, 한 사회주의자가 카네기를 찾아왔다. 그는 한 사람이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이야기를 다 듣고 난 카네기는 비서를 불러서 물었다. "내 재산의 총액을 세계 인구수로 나누면 얼마나 되는가?"
잠시 후 계산을 마친 비서는 1인당 16센트라고 말했다. 그러자 카네기가 비서에게 지시했다. "내 재산에서 이 손님 몫인 16센트를 봉투에 넣어 드리게."

또 어떤 사람이 카네기에게 물었다.
"사업을 해 나가는 데 노동과 자본 그리고 지식 중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그러자 카네기는 다음과 같이 반문했다.
"세 발 의자의 세 다리 중 어느 다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까?"

신앙심이 갚은 카네기는 교육 사업이나 사회사업에도 열심이어서 많은 돈을 사회에 기부했다. 기꺼이 공익단체의 후원자로 나서는 한편 직접 카네기 공업대학, 카네기재단, 카네기 홀 등을 건립하여 사회에 부를 환원시켰다. 그리고 미국과 영국에 2,800여 개의 도서관을 세워 기증한 것도 그의 특기할 만한 업적이다. 카네기는 노령에 접어들자 죽은 후 자신의 묘비명을 이렇게 새기게 했다. 여기, 나보다 현명한 사람을 주위에 모으는 기술을 알고 있었던 한 인간이 잠들다.

그가 만일 자신의 부를 이용해 권력이나 명예에 집착했더라면 과연 평안한 가운데 죽음을 맞이하고, 겸손에 찬 묘비명을 쓸 수 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카네기의 삶과 묘비명은 우리에게 숲 속의 옹달샘이 고인 물을 적당히 흘려 보냄으로써 새로운 물을 샘솟게 하듯이 부(富)와 지혜는 적당히 흘려 보낼 때 다시 생기고 그 가치를 발휘한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끝내지 않은 마침표』(박영만 지음, 평단문화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