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진 외 지음/위즈덤하우스/276쪽/13,000원)

일본 최고의 기업인 도요타에서는 노사가 서로를 불신하며 싸우는 모습을 찾아볼 수 없다. 도요타의 경영진과 노조는 대립 관계가 아니라 협력 관계다. 즉 서로가 서로의 대화 상대다. 회사가 잘 될 수 있도록 노조는 경영진에게 조언을 하고 경영진은 노조의 조언이 맞으면 스스럼없이 받아들인다.

물론 도요타도 경영 악화가 지속되었던 1950년대에는 노조 파업으로 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경험이 있다. 도요타는 창업자인 도요타 기이치로가 노조 파업에 따른 감원의 책임을 지고 사장에서 물러난 아픈 기억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후 도요타의 노조는 50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파업을 하지 않았다. 물론 적자를 낸 적도 없었다. 파업이란 노조나 경영진에게 모두 독(毒)이라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노사 관계를 보면 "세계 최고의 품질 뒤에는 조화로운 노사 관계가 밑거름"이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된다. 그렇다면 노사 화합의 비결은 무엇일까?

우선 임금이다. 임금을 보면 도요타는 동종업계 최고의 임금을 준다. 그래서 노조가 갖고 있는 가장 막강한 권한인 임금쟁의의 빌미를 줄 여지가 적다. 또한 임금에 대한 명확한 기준으로서 생산성 향상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둘째, 현장 중심 경영이다. 도요타는 현장의 작업 환경 개선이나 생산성 향상 제안이 관리자에게 보고되어 즉각 경영층 귀에 들어가는 수평적이면서 수직적인 보고 체계를 가지고 있다. 노사 관계 역시 결코 대립 개념이 아니다. 도요타를 보면 공장 내에서 반장 또는 직장으로 불리는 경력 20년 이상 고참 사원들의 영향력이 아주 크다. 그들이 노조 대표는 아니지만, 직원들을 대표해서 노사 협의회에 의견을 제시한다. 그래서 생산직 사원들은 고참 직원들의 의견을 존중한다.

마지막으로 경영층의 도덕성과 창업가에 대한 존경심이 있다. 도요타에서는 창업자 도요타 기이치로의 연구열과 청렴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다. 절대 오너 일가에 대한 충성심 강요가 아니다. 수십만 명을 먹여 살리려고 노력했던 선각자에 대한 존경이 현장에 가득하다. 적어도 그들을 향한 "배부른 자본주의자, 돈만 아는 돼지"라는 식의 비아냥거림은 없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