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의 리더십/케리 패터슨 외 지음/김휘경 외 옮김/예문/2004년 5월/666쪽/24,800원)

HP의 공동 창시자인 빌 휴렛이 늦게까지 사무실에 남아 있다가 우연히 복사기를 켜고 나가게 되었다. 복도의 끝을 돌아서려는 순간에 당직근무를 하던 여인이 뒤에서 "이보세요! 복사기가 켜져 있잖아요!"라고 소리를 쳤다.

휴렛은 즉시 되돌아가서 복사기를 끄고는 여인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여인은 이런 식으로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회사의 재무상태에 얼마나 중요한 기여를 하는지 잔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는 참을성 있게 끝까지 듣고는 다시 한번 사과한 후 다시는 이런 일이 없을 거라고 약속까지 했다.

그 다음 주의 회사 야유회에서, 그 여인은 그날 만났던 휴렛이 연설하는 모습을 보고서야 자신이 만났던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그녀와 그녀의 이야기를 들은 많은 사람들은, 빌 휴렛이 진정으로 직원과의 대화에 가치를 두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되었다. 휴렛은 대화를 위해서는 자신의 자아도 기꺼이 희생했던 것이다.

임원들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희생은 자신들이 가꾸려는 가치의 제단에 그들의 자아를 기꺼이 바칠 때 꽃을 피운다. 사람들이 자신의 약점을 기꺼이 보여주고 위험을 감수할 때 가치들은 그러한 희생을 알게 되는 모든 사람의 마음 속에 자리 잡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가치는 희생을 한 사람에게 더 중요하게 자리잡게 된다는 것이다.

- 『균형의 리더십』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