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슐레이터 지음/남문희 옮김/해냄/2003년 11월/271쪽/12,000원)

다른 회사들이 조직을 세분화하고 확장하는 동안 샘 월튼은 월마트를 단순한 형태로 운영하려고 애썼다. 하지만 월마트가 성장일로를 걷고 있었기에 조직의 세분화는 피할 수 없는 일이었다. 결국 해결책은 조직을 단순하고 투명하게 유지하는 길뿐이었다. 한 예로 월튼은 회사 홍보를 위해 따로 인력을 보강하는 걸 원치 않았다. 저가 정책으로 얼마든지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데, 왜 아깝게 홍보비를 쓰느냐는 것이었다.

월마트의 홍보 관계자로부터 샘 월튼의 사업 철학에 관해 이야기를 듣던 도중에 그가 갑자기 이야기를 중단하고 이렇게 말을 했다. "나는 지금까지 14 개의 언론 매체로부터 스카웃 제의를 받았습니다. 나는 정말 내 자신의 능력에 대해 대단한 프라이드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샘 월튼이 " 자네가 정말 우리 회사를 위해 한 일이 뭔가?"하고 물었을 때 나는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 했습니다." 만일 그 홍보 담당자가 매장에서 고객의 쇼핑을 돕는 일을 하고 있었다면 월튼은 결코 그런 질문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월튼의 초점은 오로지 고객에 맞추어져 있었다.

또한 월튼은 정부 기관에 로비를 하기는커녕 워싱턴의 정가와는 멀찌감치 거리를 두었다. "우리는 정부에 사람을 보낼 생각이 전혀 없었어요." 전 CEO 데이비드 글래스의 회고다. "의회에서 월마트에게 유리한 입법을 추진하느냐 마느냐는 상관하지 않았던 겁니다.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 우리는 오직 그것에만 신경을 썼습니다."

샘 월튼은 월마트의 문화가 깊이 뿌리내리게 하려고 직접 매장을 찾아다니며 매니저들에게는 판매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판매원들에게는 고객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열심히 가르쳤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조직 구조가 단순해야 했는데, 실제로 그는 조직의 구조가 덜 복잡할수록 전체 매장의 운영은 훨씬 원활해진다고 믿었다.

대도시의 상업 중심지, 뉴욕의 대중매체, 워싱턴의 정가와 있는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월마트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이렇게 작고 단순한 기업으로 남아 있으려는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월튼은 월마트가 계속 그러한 상태로 유지되기만을 바랬던 것이다.

- 『월마트 - 슈퍼마켓 하나로 세계유통을 지배하기까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