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레 헤드크비스트 & 가니 레이치로 『바이킹 경영학』(들녘) 중에서

바이킹의 무력이 유럽 전역을 전율케 할만큼 강했던 것은 무엇 때문일까? 그것은 대부분의
바이킹 부대가 중앙집권 국가가 거느린 정규군이 아니라 소집단이 뿔뿔이 행동하는 게릴라
부대였기 때문이다.

몇몇 역사적인 전투를 제외하면 바이킹 부대는 수적으로 적을 압도할 만한 규모가 아니었다.
특히 초기 시절 약탈을 목적으로 하던 바이킹 부대는 해적이었으며, 그 규모는 많아야
선박 수십 척밖에 되지 않았다. 속도를 중시한 탓에 한 척당 20-30명밖에 타지 못하는 작은
배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프랑크 왕국을 비롯한 당시 유럽의 여러 나라와 견줄 수 없는,
보잘 것 없는 작은 군대였다.

그러나 시각을 달리하면, 그들이 소집단으로 신출귀몰한 게릴라 활동을 벌였기 때문에
온 유럽이 두려움에 떨었다고 할 수 있다.

침략을 당하는 쪽에서 보면, 아무리 맞서 싸우고 또 싸워도 작은 부대가 아무런 통제도 없
이 잇달아 습격해오는 것이다. 대개 영지를 빼앗으려고 오는 정치적인 침략이 아니었으므로
약탈만 하고 질풍처럼 사라진다. 개개의 부대는 규모가 작아도 전체적으로 보면 새까만 메
뚜기떼 같은 인상을 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바이킹은 전술에서도 게릴라의 강점을 잘 살렸다.

그들은 단기 결전을 기본으로 하는 전격적인 기습을 선호하고, 공략이 힘든 상황이면 무리
하지 않고 일찌감치 퇴각했다. 침략할 표적이 정해지면 미리 척후를 적진으로 보내 정보를
수집했고, 세 지역으로 분열된 프랑크 왕국처럼 정정(政情)이 불안하고 내분을 겪는 지역을
집중적으로 노리고 공격했다.

성벽을 둘러친 도시처럼 수비가 단단한 지역을 칠 때는 일단 대륙과 가까운 섬이나 하구의
요충지에다 강고한 병참을 건설하고, 그곳을 침략 기지로 삼아 집요하게 공격을 거듭한다.
바이킹들은 게릴라 전의 달인들이었던 것이다.

이렇듯 본질적으로 게릴라 소집단은 한 왕이 이끄는 대군과는 달랐으며, 상부의 지시를
기다리지 않고 상황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기민하게 행동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또 개개의 부대는 규모가 작아도, 공통된 목적을 가진 다른 부대와 파트너십을 맺음으로써
대규모 군대로 변신할 수 있다.

이렇듯 속도전에서 대규모 게릴라전까지 소규모 집단 전술, 임기응변식 전술로 바이킹은
유럽을 지배했던 것이다.

올레 헤드크비스트 & 가니 레이치로 『바이킹 경영학』(들녘) 중에서